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외로움'이라는 세글자만 떠올려도 눈물이 맺혔던 처음과 달리 이제는 혼자 즐기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물론 '외로움'이라는 것이 단칼에 잘라낼 수 있는 쉬운 상대가 아니기에, 조금씩 그 녀석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있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부하는 요즘이다.
'혼자 놀기' 의 여러가지 스킬 중에, 요즘 푹 빠져있는 것이 바로 '와인'이다.
영화에서 눈동냥 하며 그저 '폼'잡기에 급급했던 어릴적 첫 와인의 경험과 달리, 친구와 나파벨리에 다녀온 후, 다양한 와인의 매력에 매료되었고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포도의 종류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나와 같은 초보하수에게 그 어떤 값진 와인이 주어진다한들 빛을 볼 수 있을까...
그래서 큰 맘 먹고 준비했다. 바로 나의 첫번째 '와인 테이스팅'!!!
주류에 지나치게 많은 관세가 붙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매우 값싼 가격에 와인을 구할 수 있다. 2만원 내외이면 충분히 훌륭한 와인을 구할 수 있으며, 본 와인 테이스팅에 사용한 피콜로 사이즈(와인 반잔 용량)의 와인은 각 병당 3천원 남짓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비싼 가격에 마음껏 마시지 못했던 와인을,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값싸고 의미있게 즐겨보자는 취지에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충분한 지식을 쌓은 후에 시도하는 와인테이스팅도 의미가 있겠지만, 포도 품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와 몇가지 표현만을 구사할 수 있는 지금의 미각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날 것 그대로의' 감상기 역시 훗날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아울러, 지나치게 개인적인 주관에 의존한 테이스팅 후기가 될 것을 염려하여, 수 명의 지인과 함께 감상을 나누었다.
Red Wine
< Merlot >
첫번째 소개할 와인은 Merlot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테이스팅은 저가 브랜드에 해당하는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10년산 피콜로(187ml) 레드와인을 사용했다. 알코올 도수는 13.5%이다.
Merlot 포도는 푸른빛의 검은색을 띄고 있으며,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 등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값싸고 대중적인 포도품종이다. 타닌이 적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지니는 특징이 있다.
우선 입안을 생수로 헹군 후에 테이스팅 해보았다. 가장 크게 다가오는 인상은 부드러움 이었다. 처음에는 약간 신 맛이 느껴졌으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아주 약한 떫은 맛이 느껴졌다. 와인을 목으로 넘긴 이후에 식도에서 코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향이 오래토록 여운으로 남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부담없는 대중적인 포도주, 치즈와 궁합 최고!
(with Beef) Merlot 포도주와 곁들일 음식으로 Ribeye 스테이크 (등심)를 준비했다. 스테이크를 넘긴 후에 와인을 시음했다. 입안이 깨끗한 상태에서 시음했을 때와는 달리 떫은 맛이 아주 조금 강해졌다. 그리고 입안에서 혀를 굴렸을때, 신맛이 조금더 강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조각치즈와 함께 시음해 보았는데, 스테이크보다 더욱 좋은 궁합을 보였다.
< Cabernet Sauvignon >
두번째 시음한 와인 역시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09년산 피콜로 레드와인이다. 포도 종류는 Cabernet Sauvignon이며 알코올도수는 13.5%이다.
Cabernet Sauvignon은 온화 건조한 기후에 공기가 잘통하는 지역에서 재배되는 포도종이다. 프랑스 메독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며, 자갈밭 같은 곳에서도 재배된다. 포도 껍질 색이 진하고 두꺼워, 와인의 빛깔이 진하고 향기롭다. Cabernet Sauvignon은 떫은 맛이 강해서 단독으로 와인으로 만들어지기 보다는, Merlot과 함께 섞이는 것이 보통이다.
잔에서 와인을 돌려본 결과, 일단 단맛이 거의 없다는 것이 눈으로 예측되었다. 그리고 향과 함께 한모금 입안에 담았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떫은 맛이다. 매우 강한 떫은 맛이 입안의 모든 잔맛을 제거해주는 것 같았다. 이후 살짝 신맛이 느껴졌으나, 마지막까지 떫은 맛이 지속되었다. 와인을 넘긴후에 느껴지는 여운이 마치 위스키를 마신후에 느낄 수 있는 향과 흡사했다. 마지막 여운이 꽤 장시간 지속되었다.
잔맛 제거로는 최고! 와인이야 치약이야!?
(with Beef) 역시 Ribeye 스테이크와 함께 시음해보았다. 스테이크를 씹어서 완전히 넘긴 후에 와인을 머금었다. 오히려 와인의 향이 강화되었다. 떫은 맛 역시 더욱 강해졌다. 스테이크의 비린맛을 완전히 제거하긴 했으나, 오히려 와인의 맛과 향이 약간 자극적일 만큼 강해졌다.
< Pinot Noir >
이번에 소개할 레드와인은 Cavit 와이너리의 2010년산 Pinot Noir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용량은 187ml 피콜로 사이즈이며 알코올 도수는 12%이다.
Pinot Noir 포도종은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의 달걀모양이다. 껍질이 두꺼우며, 타닌과 신맛이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기후에 예민하여 수확량이 적으며,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를 최고로 여긴다.
시음에서 느껴지는 첫번째 맛은 White wine 같은 상큼함이었다. 신 맛과 떫은 맛이 매우 적어 전혀 자극적인 부분이 없었다.
부담은 없지만, 재미도 없는 와인!
(with Donkatsu) 이번에는 카레 돈까스와 함께 시식해보았다. 음식의 잔맛을 완벽히 제거하진 못하고 아주 조금 음식의 여운을 남겼다. 전혀 자극적인 부분이 없기 때문에, 다음 시음으로 이어지기에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Cabernet Sauvignon과 비슷한 위스키향이 콧속을 맴돌았다. 음식을 먹기 전에 시음했을 때에는 느낄 수 없는 향이었다. 조금 실망했던 부분은 지나치게 특징이 없이 매끄럽고 부드럽기만 했다는 점이다. 시음이 이어질수록 약간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White Wine
< Sauvignon Blanc >
이번에는 몇가지 화이트 와인을 시음한 소감을 나누고자 한다. 화이트 와인은 생선류와 잘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게 냉장보관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첫번째 와인은 위와 동일한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09년산 피콜로 Sauvignon Blanc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2.5%이다.
Sauvignon Blanc 포도는 산도가 높아 톡쏘는 맛으로 유명하다. 혹자는 멜론, 야채, 허브가 섞인 향이 느껴진다고 평하기도 했다. 프랑스 루아르 계곡 등에서 재배되며, 대중적인 인기는 적은 품종이다.
예상대로 시음의 첫 맛은 바로 톡쏘는 맛이었다. 레드와인과 달리 화이트와인은 톡쏘는 상큼한 맛이 특징인데, Sauvignon Blanc은 상큼함을 넘어서 신맛까지 느껴졌다. 톡쏘는 맛은 마치 미네랄워터를 마실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와인을 넘긴후 느껴지는 여운은 비린맛이었다. 쓴맛과 신맛이 혼합된 맛인데 썩 유쾌한 느낌은 아니었으며, 약하게 침샘을 자극했다.
와인도 죽고, 안주도 죽고
(with Salmon) 화이트 와인은 연어 스테이크와 함께 시음해보았다. 연어를 넘긴후 와인을 마셨을 때의 느낌은, 연어가 오히려 와인을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선의 비린 맛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의 비린 맛이 약해졌으며 신맛 역시 감소되었다. Sauvignon Blanc에서이렇게 두가지 맛이 사라지니, 특징없이 어정쩡한 와인 맛이 되어 실망스러웠다.
< Chardonnay >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10년산 피콜로 Chardonnay 와인을 시음했다. 알코올 도수는 13.5%이다.
Chardonnay 포도는 사과와 파인애플향을 담고 있는 상큼한 품종이다. 노란빛의 녹색을 띄고 있으며 맛이 풍부하고 섬세해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포도종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등에서 재배되며, 화이트 와인의 특징에 따라 블렌딩을 하지 않는다.
처음의 느껴지는 맛은 바로 상큼한 향과 풋과일의 맛이었다. 마치 청포도 껍질을 씹는 것 같은 상큼함이 느껴졌다. 위에서 시음한 Sauvignon Blanc과는 다르게, 처음의 맛 이후에 이어지는 맛은 쓰지 않고 톡쏘는 맛도 없었으며 깔끔했다. 신맛이 살짝 도는 듯 했으나 금방 사라졌다. 처음의 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와인만으로도 풍부한 재미!
(with Salmon) 연어를 시식한 후 느껴지는 처음의 맛에서는 신맛이 조금 더 강화되었으나 이내 사라졌다. 오히려 처음의 짧은 신맛이 부드러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연어를 시식하기 전에, 와인 그대로 느꼈던 재미는 반감되었다.
< Pinot Grigio >
마지막으로 소개할 화이트 와인은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10년산 피콜로 Pinot Grigio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2%로 다른 와인에 비해 약한 편이다.
Pinot Grigio는 회색빛을 띄는 포도로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다. 부드러운 향과 중간정도의 산도가 특징이며, 프랑스 알자스 지방등에서 재배된다.
시음전 눈으로 확인한 와인의 빛은 흐린 노란색에 가까웠다. 향은 Chardonnay 포도와 비슷했으나, 처음에 느껴지는 맛은 Sauvignon Blanc과 비슷했다. 마치 향기는 Chardonnay에서 맛은 Sauvignon Blanc에서 빌려온 듯 했다. 처음에 느껴지는 맛은 톡쏘는 맛이 강했으나, 뒤로 이어질수록 Chardonnay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아울러 뒤로 이어질수록 처음에 느껴진 Sauvignon Blanc의 맛도 부드럽게 변해 길게 이어졌다.
생선과 함께라면 언제든지 OK!
(with Salmon) 연어와의 궁합은 시음해본 3가지 화이트 와인중에 단연 최고라고 손꼽고 싶다. 생선의 비린 맛도 제거하면서 와인의 향도 그대로 살아있었다. 연어를 시식한 후 느껴진 와인의 첫 맛은 톡쏘는 맛이 사리지고, 이후 생선의 비린맛을 제거함으로서, 다시 연어에 손을 가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안주를 부르는 와인이었다.
훗날 나의 '첫번째 와인테이스팅' 감상기를 읽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실소가 흘러나올까. 아울러 이 글을 읽고 있는 전문고수 와인애호가분들의 눈에 이 글이 얼마나 치기어린 글로 보일지 얼굴이 붉어진다.
하지만, 말그대로 '와인을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그 어떤 정보와 조언보다, 나의 오감이 판단하는 와인의 맛을 그대로 따르고자 노력했고, 그 점에 이 감상기가 의미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 나에게는 좋은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포도의 질이 좋은 연도의 와인은 사치스럽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와인을 포도종류에 따라 즐기고 솔직하게 글을 남길 생각이다.
아울러, 나의 소감과 다를 수 있는 다른 분들의 '와인 테이스팅' 역시 귀기울이고 싶다. 그 분들의 오감을 존중하고 싶다^^
물론 '외로움'이라는 것이 단칼에 잘라낼 수 있는 쉬운 상대가 아니기에, 조금씩 그 녀석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있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부하는 요즘이다.
'혼자 놀기' 의 여러가지 스킬 중에, 요즘 푹 빠져있는 것이 바로 '와인'이다.
영화에서 눈동냥 하며 그저 '폼'잡기에 급급했던 어릴적 첫 와인의 경험과 달리, 친구와 나파벨리에 다녀온 후, 다양한 와인의 매력에 매료되었고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포도의 종류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나와 같은 초보하수에게 그 어떤 값진 와인이 주어진다한들 빛을 볼 수 있을까...
그래서 큰 맘 먹고 준비했다. 바로 나의 첫번째 '와인 테이스팅'!!!
주류에 지나치게 많은 관세가 붙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매우 값싼 가격에 와인을 구할 수 있다. 2만원 내외이면 충분히 훌륭한 와인을 구할 수 있으며, 본 와인 테이스팅에 사용한 피콜로 사이즈(와인 반잔 용량)의 와인은 각 병당 3천원 남짓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비싼 가격에 마음껏 마시지 못했던 와인을,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값싸고 의미있게 즐겨보자는 취지에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충분한 지식을 쌓은 후에 시도하는 와인테이스팅도 의미가 있겠지만, 포도 품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와 몇가지 표현만을 구사할 수 있는 지금의 미각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날 것 그대로의' 감상기 역시 훗날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아울러, 지나치게 개인적인 주관에 의존한 테이스팅 후기가 될 것을 염려하여, 수 명의 지인과 함께 감상을 나누었다.
첫번째 소개할 와인은 Merlot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테이스팅은 저가 브랜드에 해당하는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10년산 피콜로(187ml) 레드와인을 사용했다. 알코올 도수는 13.5%이다.
Merlot 포도는 푸른빛의 검은색을 띄고 있으며,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 등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값싸고 대중적인 포도품종이다. 타닌이 적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지니는 특징이 있다.
우선 입안을 생수로 헹군 후에 테이스팅 해보았다. 가장 크게 다가오는 인상은 부드러움 이었다. 처음에는 약간 신 맛이 느껴졌으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아주 약한 떫은 맛이 느껴졌다. 와인을 목으로 넘긴 이후에 식도에서 코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향이 오래토록 여운으로 남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부담없는 대중적인 포도주, 치즈와 궁합 최고!
(with Beef) Merlot 포도주와 곁들일 음식으로 Ribeye 스테이크 (등심)를 준비했다. 스테이크를 넘긴 후에 와인을 시음했다. 입안이 깨끗한 상태에서 시음했을 때와는 달리 떫은 맛이 아주 조금 강해졌다. 그리고 입안에서 혀를 굴렸을때, 신맛이 조금더 강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조각치즈와 함께 시음해 보았는데, 스테이크보다 더욱 좋은 궁합을 보였다.
< Cabernet Sauvignon >
두번째 시음한 와인 역시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09년산 피콜로 레드와인이다. 포도 종류는 Cabernet Sauvignon이며 알코올도수는 13.5%이다.
Cabernet Sauvignon은 온화 건조한 기후에 공기가 잘통하는 지역에서 재배되는 포도종이다. 프랑스 메독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며, 자갈밭 같은 곳에서도 재배된다. 포도 껍질 색이 진하고 두꺼워, 와인의 빛깔이 진하고 향기롭다. Cabernet Sauvignon은 떫은 맛이 강해서 단독으로 와인으로 만들어지기 보다는, Merlot과 함께 섞이는 것이 보통이다.
잔에서 와인을 돌려본 결과, 일단 단맛이 거의 없다는 것이 눈으로 예측되었다. 그리고 향과 함께 한모금 입안에 담았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떫은 맛이다. 매우 강한 떫은 맛이 입안의 모든 잔맛을 제거해주는 것 같았다. 이후 살짝 신맛이 느껴졌으나, 마지막까지 떫은 맛이 지속되었다. 와인을 넘긴후에 느껴지는 여운이 마치 위스키를 마신후에 느낄 수 있는 향과 흡사했다. 마지막 여운이 꽤 장시간 지속되었다.
잔맛 제거로는 최고! 와인이야 치약이야!?
(with Beef) 역시 Ribeye 스테이크와 함께 시음해보았다. 스테이크를 씹어서 완전히 넘긴 후에 와인을 머금었다. 오히려 와인의 향이 강화되었다. 떫은 맛 역시 더욱 강해졌다. 스테이크의 비린맛을 완전히 제거하긴 했으나, 오히려 와인의 맛과 향이 약간 자극적일 만큼 강해졌다.
이번에 소개할 레드와인은 Cavit 와이너리의 2010년산 Pinot Noir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용량은 187ml 피콜로 사이즈이며 알코올 도수는 12%이다.
Pinot Noir 포도종은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의 달걀모양이다. 껍질이 두꺼우며, 타닌과 신맛이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기후에 예민하여 수확량이 적으며,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를 최고로 여긴다.
시음에서 느껴지는 첫번째 맛은 White wine 같은 상큼함이었다. 신 맛과 떫은 맛이 매우 적어 전혀 자극적인 부분이 없었다.
부담은 없지만, 재미도 없는 와인!
(with Donkatsu) 이번에는 카레 돈까스와 함께 시식해보았다. 음식의 잔맛을 완벽히 제거하진 못하고 아주 조금 음식의 여운을 남겼다. 전혀 자극적인 부분이 없기 때문에, 다음 시음으로 이어지기에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Cabernet Sauvignon과 비슷한 위스키향이 콧속을 맴돌았다. 음식을 먹기 전에 시음했을 때에는 느낄 수 없는 향이었다. 조금 실망했던 부분은 지나치게 특징이 없이 매끄럽고 부드럽기만 했다는 점이다. 시음이 이어질수록 약간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 Shiraz >
마지막으로 소개할 레드와인은 Alice White 와이너리의 2009년산 Shiraz 와인이다. 용량은 187ml 피콜로 사이즈이며 알코올 도수는 13.5%이다.
Shiraz 포도종은 포도알이 작고 검은색에 가까우며, 단맛이 강하고 과즙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의 론 계곡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Hermitage를 최고의 Shiraz로 여긴다. 타닌 성분이 많아 숙성이 오래걸린다. Shiraz 포도로 만든 와인은 색이 진하고 향이 은은한 것이 특징이다.
와인잔에서 와인을 돌렸을 때, 눈으로 느끼는 드랍속도는 약간 느린 편이었다. 아마도 단맛이 조금 강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입에 잔을 가져다대었다. 와인잔을 입에 가져다 대는 순간, 독특한 향이 느껴졌다. 마치 통나무 속에서 숙성된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했다. 떫은은 Carbernet Sauvignon보다 약하고, Pinot Noir보다 강했다. 무엇보다 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향기에 살고, 향기에 죽는다!
(with Donkatsu) 돈까스를 시식후에 느껴본 와인의 맛은 오히려 떫은 맛이 강해지면서 입안에 남아있던 잔맛 제거에 능력을 발휘했다.
개인적으로는 Shiraz 포도와 Merlot 포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Merlot 포도는 레드와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특징을 부담없이 적당한 수준으로 지니고 있어, 와인을 즐기고 싶은 누구나 부담없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모든 술과 음식의 향을 중시하다보니, Shiraz 포도에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다. 향을 즐기는 분이라면 Shiraz 포도가 그 재미를 채워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Cabernet Sauvignon과 Pinot Noir의 경우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Cabernet Sauvignon은 지나치게 강한 맛을, Pinot Noir는 지나치게 특징없는 맛을 지닌 것 같아 낮은 점수를 주었다.
이번에는 몇가지 화이트 와인을 시음한 소감을 나누고자 한다. 화이트 와인은 생선류와 잘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게 냉장보관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첫번째 와인은 위와 동일한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09년산 피콜로 Sauvignon Blanc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2.5%이다.
Sauvignon Blanc 포도는 산도가 높아 톡쏘는 맛으로 유명하다. 혹자는 멜론, 야채, 허브가 섞인 향이 느껴진다고 평하기도 했다. 프랑스 루아르 계곡 등에서 재배되며, 대중적인 인기는 적은 품종이다.
예상대로 시음의 첫 맛은 바로 톡쏘는 맛이었다. 레드와인과 달리 화이트와인은 톡쏘는 상큼한 맛이 특징인데, Sauvignon Blanc은 상큼함을 넘어서 신맛까지 느껴졌다. 톡쏘는 맛은 마치 미네랄워터를 마실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와인을 넘긴후 느껴지는 여운은 비린맛이었다. 쓴맛과 신맛이 혼합된 맛인데 썩 유쾌한 느낌은 아니었으며, 약하게 침샘을 자극했다.
와인도 죽고, 안주도 죽고
(with Salmon) 화이트 와인은 연어 스테이크와 함께 시음해보았다. 연어를 넘긴후 와인을 마셨을 때의 느낌은, 연어가 오히려 와인을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선의 비린 맛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의 비린 맛이 약해졌으며 신맛 역시 감소되었다. Sauvignon Blanc에서이렇게 두가지 맛이 사라지니, 특징없이 어정쩡한 와인 맛이 되어 실망스러웠다.
< Chardonnay >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10년산 피콜로 Chardonnay 와인을 시음했다. 알코올 도수는 13.5%이다.
Chardonnay 포도는 사과와 파인애플향을 담고 있는 상큼한 품종이다. 노란빛의 녹색을 띄고 있으며 맛이 풍부하고 섬세해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포도종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등에서 재배되며, 화이트 와인의 특징에 따라 블렌딩을 하지 않는다.
처음의 느껴지는 맛은 바로 상큼한 향과 풋과일의 맛이었다. 마치 청포도 껍질을 씹는 것 같은 상큼함이 느껴졌다. 위에서 시음한 Sauvignon Blanc과는 다르게, 처음의 맛 이후에 이어지는 맛은 쓰지 않고 톡쏘는 맛도 없었으며 깔끔했다. 신맛이 살짝 도는 듯 했으나 금방 사라졌다. 처음의 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와인만으로도 풍부한 재미!
(with Salmon) 연어를 시식한 후 느껴지는 처음의 맛에서는 신맛이 조금 더 강화되었으나 이내 사라졌다. 오히려 처음의 짧은 신맛이 부드러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연어를 시식하기 전에, 와인 그대로 느꼈던 재미는 반감되었다.
< Pinot Grigio >
마지막으로 소개할 화이트 와인은 Woodbridge 와이너리의 2010년산 피콜로 Pinot Grigio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2%로 다른 와인에 비해 약한 편이다.
Pinot Grigio는 회색빛을 띄는 포도로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다. 부드러운 향과 중간정도의 산도가 특징이며, 프랑스 알자스 지방등에서 재배된다.
시음전 눈으로 확인한 와인의 빛은 흐린 노란색에 가까웠다. 향은 Chardonnay 포도와 비슷했으나, 처음에 느껴지는 맛은 Sauvignon Blanc과 비슷했다. 마치 향기는 Chardonnay에서 맛은 Sauvignon Blanc에서 빌려온 듯 했다. 처음에 느껴지는 맛은 톡쏘는 맛이 강했으나, 뒤로 이어질수록 Chardonnay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아울러 뒤로 이어질수록 처음에 느껴진 Sauvignon Blanc의 맛도 부드럽게 변해 길게 이어졌다.
생선과 함께라면 언제든지 OK!
(with Salmon) 연어와의 궁합은 시음해본 3가지 화이트 와인중에 단연 최고라고 손꼽고 싶다. 생선의 비린 맛도 제거하면서 와인의 향도 그대로 살아있었다. 연어를 시식한 후 느껴진 와인의 첫 맛은 톡쏘는 맛이 사리지고, 이후 생선의 비린맛을 제거함으로서, 다시 연어에 손을 가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안주를 부르는 와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Chardonnay 포도와 Pinot Grigio 포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Chardonnay 포도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다. 향기를 중시하는 개인적인 취향에서 비롯되어서 인지, 상큼하게 느껴지는 와인의 향이 매우 재미있었다. Pinot Grigio 포도는 생선과의 궁합이 탁월했다. 안주를 살려주는 와인의 헌신성(?)에 살짝 감동했다. 화이트 와인만을 즐기길 원한다면 Chardonnay 포도를, 생선과 함께 즐기길 원한다면 Pinot Grigio 포도를 추천한다. 하지만 Sauvignon Blanc의 경우, 와인 본연의 맛과 생선의 맛 모두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시음한 레드와인의경우, 와인의 맛이 강하면 곁들인 음식의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으나, Sauvignon Blanc은 지나친 와인 본연의 맛과 곁들은 음식의 맛까지 감소시키는 불운을 겸하고 있다.
훗날 나의 '첫번째 와인테이스팅' 감상기를 읽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실소가 흘러나올까. 아울러 이 글을 읽고 있는 전문고수 와인애호가분들의 눈에 이 글이 얼마나 치기어린 글로 보일지 얼굴이 붉어진다.
하지만, 말그대로 '와인을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그 어떤 정보와 조언보다, 나의 오감이 판단하는 와인의 맛을 그대로 따르고자 노력했고, 그 점에 이 감상기가 의미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 나에게는 좋은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포도의 질이 좋은 연도의 와인은 사치스럽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와인을 포도종류에 따라 즐기고 솔직하게 글을 남길 생각이다.
아울러, 나의 소감과 다를 수 있는 다른 분들의 '와인 테이스팅' 역시 귀기울이고 싶다. 그 분들의 오감을 존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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