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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ltur schrott

발상의 전환, SF영화의 진수, 콘택트

지난번에 올린 본인의 애장 SF영화 13층에 이어, 그 다음으로 강추하는 영화

바로 조디포스터 누님이 열연하신 영화 '콘택트' 되겠다.


개인적으로 '쓰잘데기 없는 3D나 덕지덕지 붙이는' 화려한 SF영화보다

진정으로 발상의 전환으로, 뒷통수를 한대 날려주시는 담백한 SF영화를 선호하는 본인의 기호에 의거하여

영화 '콘택트'는 이러한 기준에 딱 들어맞는 SF영화계의 진주라고 할 수 있겠다.

(궂이 순위를 정하자면...13층이 1위, 콘택트가 2위랄까...흠흠;;;)

이건 도대체 뭐야...라는 초반의 허무함과 달리,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스토리...

그리고 무엇보다, 무언가 결말을 지어주시는 센스...(초반 스토리를 봐서는 그냥 흐지부지 끝날 줄 알았다;;;)

영화에 비해 포스터(위 사진)가 좀 구리게 나온 것 같아서 아쉽긴 하다...

더불어 조디포스터 누님의 주옥같은 명대사...

"외계인은 정말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만약 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공간낭비겠지요."

(참고로 이 대사는 본 영화의 원작인 동명소설의 저자 칼세이건이 했던 말이다. "I guess I'd say if it is just us... seems like an awful waste of space.")

관람포인트 하나 더!! SF영화 답지 않게 아름다운 풍경 되겠다.



이 곳은 미국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VLA(Very Large Array)이다. 지름 25m 전파망원경 27대가 Y자 모양으로 주루룩 배치되어있다.

평소 여행을 별로 즐기지 않는 본인인지라...별로 가고 싶은 곳이 있지는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이곳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꼭 가고 싶은 곳은 단 두 곳. 이곳 VLA와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 나온 피렌체)

언제였던가, 나름(?) 여행을 즐긴다는 이에게서 "왜 여행을 하지 않느냐? 인생이 아깝지 않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여행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심오한 질문을 받을 게재나 되나라는 반문도 들었지만, 아무튼 여행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여행...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자유, 해방감, 새로운 세계에 대한 넓어진 인식, 체험...이런거 다 개뿔이다...

솔직히 물어보자. 그저 싸돌아다닌다고 뭘 얼마나 느끼는가. 정말 제대로 여행다니는 사람들은 자료조사 충분히 하고, 심지어 그 곳의 문화적 배경, 역사까지 공부하고 난 후에 그 곳을 직접 방문한다. 왜냐면 자료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얻은 상태이고,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행'이란걸 하는 것이다. 인터넷 조금만 뒤지면 알 수 있는 걸 굳이 그 곳까지 직접 방문해서 알아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은 배움이 아닌 기분전환이라면, 그 수단이 꼭 여행밖에 없는가?

그런데 위와 같은 '여행'을 하면서 '나는 여행을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저 기분 좀 꿀꿀하고,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지겨워지면, 말도 안되는 형이상학적 이유를 들먹이며 싸돌아다니지 않는가. 그런 건 여행이라고 부르면 안된다. 그런 건 '역마살'이라고 일컫는 거다. (잠시 흥분했다;;;마음을 가라앉히고~휴~)

여행을 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하더라도 제대로된 여행을 하라는 거다. 괜히 여행 다니면서 이리저리 사진 몇장 찍어대며, 문법도 맞지 않는 문장 몇개 끄적이지 말라는 거다.

아무튼, 나중에 미국에 대해 잘 알게되면 VLA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조디포스터 누님처럼 이곳에서, 이런 포즈를 취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