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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pace

매콤한 신고식, 미쿡에 첫 발을 내딛다! -2


구름위를 그렇게 얼마나 날았을까...정말 오랫동안 빠르게 날던데...

드디어 미국에 입성....하늘에서 미국을 본 첫 느낌은...‘심시티랑 똑같다!!!’

특히 심시티4를 보면 기본 도로모양이나 구역모양, 구역마다의 건물이 나온다...정말 똑같다...

나중에 발견했지만, 심시티4에서 각 건물을 클릭할 때마다 나오는 소리나 농담 및 이벤트...정말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이렇게 사실적인 게임이었다니...허걱

12시간의 비행이 드디어 막을 내는 순간이었다...시카고 공항은 정말 큰 공항이었다...인천공항의 2배정도 될까나...

옆에 앉았던 미국인 아저씨가 나의 환승로를 스튜어디스에게 다시한번 물어봐주시던 센스...마지막으로 “당신과 얘기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좋은 비행되세요”라는 멋진 멘트를 날렸다...ㅋㅋㅋ

왼쪽에 타고 있던 한국인 아저씨의 도움으로 눈치껏 남들보다 빠른 발걸음을 옮겼다...환승까지 2시간이 남아있던 터라 여유있을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은 오산이었다. 가장 무시무시한 입국심사가 남아있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도 찾기 전에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곳이 입국심사대이다. 험상궂게 생긴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칸막이 한칸에 한명씩 앉아있고 우리는 노란선뒤에서 조신하게 기다린다.

심사관이 손가락을 까딱하면 앞으로 나간다...이때 비행기에서 썼던 입국신고용지, 여권등을 내민다. 그리고 간단하게 몇가지 질문을 날리고, 나의 서류를 밖으로 집어던져버린다...(그걸 줍던 모습이란...약소국의 서러움이랄까...) 열손가락 지문을 또 찍고(비자받을때 미대사관에서 이미 한번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짐을 찾기 위해 기다린다.

간혹 입국심사대에서 거부당하는 경우도 있다. 제출한 서류의 글씨가 삐뚤하다거나 내용이 조금 부족할 경우에도 거부당한다. 내 앞에 서 있던 중국인도 거부당했다...서류를 다시 작성하면 되지만, 환승시간이 넉넉치 않기 때문에 매우 큰 문제가 된다.

짐은 왜 이렇게 안나오지...30분이 넘게 기다려서야...그제서야 나타났다...짐을 싣고 뛰기 시작...

이번엔 가져온 물건들 세관신고를 해야한다...사람이 많이 붐볐던터라 한국인 아저씨의 기지로 붐비지 않는 곳으로 사사삭...

그리고 환승전에 다시 내 짐을 나의 항공사에 맡긴다...짐에 이미 바코드로 최종 목적지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짐만 주면 알아서 비행기에 태운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시간이 매우 부족했던지라 직원들에게 짐을 실은 수레를 밀어넣고 환승장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손이 무언가 허전했다...

허걱 노트북...그거 짐이랑 같이 던졌으면....;;;;;;;아아아악

그 길로 한국인아저씨와 작별하고 냅다 항공사 사무실로 뛰었다...그런데 어디 들려오는 고함소리

“Stop Stop!!"

국제선 공항에서 이미 빠져나온터라 다시 들어가면 안된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미국인 경찰이 따라와서는 무언가 심하게 나무랐다...나는 불쌍한 표정으로 연신 쏘리쏘리쏘리쏘리~

다행히 항공사 직원이 사무실에 맡겨놓은 터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혼자 국내선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열차도 사람이 많아서 한대는 그냥 보내야했다...시간이 촉박했다...‘이럴수록 정신을 차리자, 뭔가 불안하다’

내릴 역에 신경을 곤두세운채,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냅다 뛰었다. 어라 이번엔 수색대가 기다리고 있었다..어쩐지 세관신고가 너무 간단하게 지나가더라니...노트북은 따로 빼고 가방을 모두 풀어헤친채, 나는 허리 벨트와 신발까지 벗어버리고 검색대 앞으로 나섰다...인천공항은 슬리퍼라도 주던데, 여기는 그냥 맨발로 서야했다...

역시나...입국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애들은 나의 짐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선하나, 아답터하나...모두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다시 짐을 꾸린채 국내선 게이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간신히 국내선 게이트에 도착. 이미 탑승을 시작하고 있었다. 국내선 비행기는 매우 작은 제트여객기였다...마치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저가 항공사가 보급한 비행기가 미국에선 이미 수년전부터 운행되고 있었다...


내부도 매우 비좁았다...마치 좌석버스를 탄 느낌이랄까...승무원도 1명...ㅋㅋ 출발하기전 승객들과 농담을 즐기더니 비행기 출발이후에도 일어선채로 머리위 화물칸을 붙잡은채 계속 농담을 즐겼다...국제선에서 안전벨트를 2중으로 채우던 승무원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그렇게 날아서 1시간...드디어 랜싱(Lansing)에 도착했다...랜싱시는 미시건주의 수도이다. 디트로이트라는 대형도시가 미시건주에 있지만 행정상으로는 랜싱이 수도의 역할을 한다.

공항은 매우 한산했다....그리고 짐을 기다리기를 20분가량...급하게 배에서 신호가 왔다...비행을 시작한 이후로 단 한번도 화장실에 가지 않았던 몸...마지막에 비극이...

‘그 사이에 짐이 나오겠어? 그리고 나오더라도 계속 돌던데 뭘’

이런 생각으로 화장실로 뛰어갔다...예상대로 화장실에서 나오기 3분전쯤, “**여객기 화물이 나왔으니 찾아가세요”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통쾌한(?) 정복자의 모습으로 다시 화물수화대에 선 순간!!! 짐이 없다!!! 인도인 커플도 자기들 짐이 없다며 징징대고 있었다...세상에 직원도 없다...어디다 얘기해야 하는거지? 일단 항공사 사무실부터 찾자

허겁지겁 100미터를 뛰어서 찾은 항공사 사무실...직원이 없다...나 이외에도 몇명이 집이 안나왔다며 직원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이들 중 유일한 미국인이 어딘가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랜싱 항공사 사무실 전화였다...무언가 얘기하더니 우리에게 “직원들이 다른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니, 잠시 기다립시다”라고 말했다...

10분...20분...30분...40분....5...0...분.....어라 오는거 맞아.....1시간...

자기 볼일을 다보고 그제서야 안내데스크 바로 앞 사무실에서 나오는 직원들...잠시 열린 문사이로 보이는 4~5명의 직원들...저것들은 이제까지 뭐하고 있는거야!!!

정말 뼈져리게 깨달은 미국에서의 생활원칙!! 정해진 룰을 어기지 마라!! 이유는 상관없다!! 규칙을 일단 지키고 나중에 항의해라.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신에게 돌아갈 것이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미국생활에서의 교훈이었다. 일단 상대가 시간이나 규칙을 어기면, 미국인들은 그 상대방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자기가 내키는대로 대한다. 그러므로 피해받고 싶지 않으면 먼저 알아서 규칙을 지켜야 한다.

나의 간절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직원에게 짐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기 2분...직원의 한마디

“그 짐 시카고로 갔는데요...”

허걱, 그걸 못기다리고 그새 다시 시카고로 보냈다고?? 야! 1시간 기다릴때, 10분에 니들이 나왔으면 시카고로 날라가기 전에 찾았을꺼 아냐!!!

미국애들은 그런거 신경 안쓴다...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짐이 시카고로 갔다고 얘기했다...우리나라에서 이랬으면 별의별 진상치는 사람들 많았을 꺼다...미국에서 그러면 경찰이 와서 일단 수갑부터 채우고 경찰서로 데려간다...떼쓰면 뭐든지 될거라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의 생각들...고쳐야 한다.

결국 짐을 다음날 기숙사로 보내준다는 약속이 담긴 수하물 검색요청서를 작성한 채, 각종 컴퓨터선만 가득담긴 가방과 노트북가방 딸랑 들고 공항 밖으로 나섰다.

햇빛은 반짝 바람은 선선~ 이렇게 좋은 날씨에 나의 표정은 우중충했다...택시를 타고 가는 길 내내 말을 건네던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여차여차해서 짐을 못 찾았는데, 걔들이 보내준다는데 나는 신뢰할수가 없어요...ㅠ.ㅠ”

이런 경우가 많다면서, 보통 1~2일안에 반드시 짐을 돌려준다고 택시기사가 대답했다...어찌나 고맙던지...^^

파키스탄 출신이라는 택시기사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며 20분가량 달려 기숙사로 향했다...아참, 재미있는건 우리나라처럼 미터기가 아니라 네비게이션이 요금을 책정해준다...그러므로 택시기사가 얄팍한 술수로 다른 길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이미 네비게이션에는 출발할때 가격이 정해져있다. 길이 밀리거나 돌아가는 운행으로 생긴 비용은 모두 택시기사 책임인 것이다...대신 미국택시는 10~15%정도 반드시 팁을 주어야 한다...ㅋ

이렇게 입성한 기숙사...문을 들어가려는 순간, 멀리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브라더~”

왠 흑인넘이 장난스럽게 손을 흔든다...나도 반갑게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내가 니 친구냐 씨*놈아~”

기숙사 사무실에 도착...왠 커다란 메모만 남겨두고 문이 잠겨있다...옆 기숙사 사무실로 가라는 내용...

으아아아악...도대체 학교가 왜이리 넓은지...한참을 걸어서야 옆 기숙사에 도착...그쪽 사무실 직원과 함께 다시 우리 기숙사로 도착...간단한 주의 사항을 들은 후 나의 방으로 향했다...

룸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는 도착하지 않았다...짐을 풀고 집에 전화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중전화를 찾아야겠다...

허걱 그런데 학교를 어떻게 나가지...정말 큰 미로에 갇힌 기분이었다...30분을 헤매서야 드디어 햇빛을 보았다...탈출이다ㅠ.ㅠ 쇼생크탈출 속편을 찍는줄 알았다...

아무것도 모른채 공중전화를 찾아 학교를 돌아다녔다...그런데 이상하다...비상용 내부전화만 있을뿐 공중전화가 없다....허걱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물어보았다...자기도 본적이 없다면서 나를 데리고 사무실로 갔다...

나 대신 직원에게 물어본 외국인은 나에게 “근처 편의점에 공중전화가 있다”고 얘기해주었다...

그럼 뭘해!!! 난 편의점이 어디있는줄 모른단 말야...외국인은 나를 데리고 편의점까지 함께 동행해주었다...(외국인이라 그를 칭하니 이상하다...사실 여기선 내가 외국인이다^^)

암튼 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편의점에 도착, 드디어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ㅠ.ㅠ

이리저리 쿵쿵 미국생존(?)기...지금부터 시작이다...!!! 이얍!!!*^^* 나의 적응능력을 보여주지~무하하하하....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