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창] 송곳 이야기
어둠 속에서 실핏줄에 침을 꽂아 피를 빨아먹는 모기의 그 신비한 힘과 기술은 대단하다. 모기는 뒷다리에 있는 초음파 센서로 사람 살갖에서 핏줄을 정확히 찾아낸다. 그래도 모기와 같은 연약한 힘으로 살갗을 뚫어 침을 꽂는 일은 콘크리트 벽에 쇠파이프를 박는 것처럼 힘든다. 이때 모기는 화학 물질을 이용하여 곧장 핏줄에 침을 꽂는다.
물론 주둥이가 길고 윗입술이 송곳 모양으로 되어 피를 빨아들이기에 알맞다. 그래도 피가 굳어 파이프가 막히지 않도록 타액까지 집어 넣는다. 여러 종류의 송곳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게 모기의 침이라고 한다.
종이나 나무, 쇠 따위에 작은 구멍을 뚫는 연장이 송곳이다. 송곳으로 왜 구멍을 뚫는가? 종이 낱장 여럿을 하나의 책으로 묶거나, 갈라진 것을 본디대로 유지토록 얽으려면 구멍이 필요하다. 또 이쪽에서 저쪽으로 내다보거나 또 무엇을 흘러 보내려면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런 일의 첫 단계는 송곳을 어디다 대느냐의 가늠이다. 그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구멍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 다음엔 끝이 뾰족한 송곳으로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뚫어야 효과적이다. 공부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해야 할 공부가 많은 아이들에게 세 가지 송곳을 알려 주고 싶다.
첫째 송곳― 가장 중요한 문제만 골라 오직 거기에만 힘쓴다. 여러 문제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하나만 선택해 힘껏 풀어 나간다. 그 문제를 풀어내고 다음 문제에 또 덤빈다. 그러다 보면 원리를 깨치고 요령도 생겨 한결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나중엔 성취감까지 느껴서 보람 있게 일하는 자세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온갖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고 이것저것 집적거리다 보면 시간이 지나도 나아감이 없다. 제자리걸음에 곧 싫증을 낳고, 결국 덮어 버리게 마련이다.
어려운 문제란, 해결 방안이 안 보이고, 이와 비슷한 경험이 없는 일이다. 먼저 일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을 찾아낸다. 그 중 만만히 여겨지는 요인 하나만 골라서, 그를 겨냥해 송곳같이 뚫으면 되는 것이다. 한 가지 요인만 해결되면 어려운 일의 실마리가 풀린 셈이다.
둘째 송곳― 어떤 일인지를 송곳같이 파악한다. 송곳 질문이라는 말도 있다. 아이들이 해야 하는 공부에는 복잡한 것, 힘든 것, 지루한 것이 있고, 쉬운 공부도 있다.
특히 아이들은 복잡한 것은 피하고, 지루한 것과 힘든 것은 뒤로 미루고, 쉬운 공부만 하려 든다. 복잡하다고 안 해도 되는 공부는 결코 없다. 오히려 중요하기 십상이다. 시작하기에 앞서 복잡한 문제를 몇 가지 간단한 문제로 바꾸는 일부터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송곳― 일의 우선 순위(優先順位)가 송곳의 성능을 좌우한다. '송곳도 끝부터 들어간다'는 속담은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저기 덤벙대는 습관은 송곳의 끝을 무디게 한다.
아이들이 하는 공부란, 송곳으로 필요한 구멍을 뚫는 일이다. 어렵고 복잡한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만 송곳같이 집중하여 돌파하면 그만이다.
김병규/ 편집국장 bkey4822@s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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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실핏줄에 침을 꽂아 피를 빨아먹는 모기의 그 신비한 힘과 기술은 대단하다. 모기는 뒷다리에 있는 초음파 센서로 사람 살갖에서 핏줄을 정확히 찾아낸다. 그래도 모기와 같은 연약한 힘으로 살갗을 뚫어 침을 꽂는 일은 콘크리트 벽에 쇠파이프를 박는 것처럼 힘든다. 이때 모기는 화학 물질을 이용하여 곧장 핏줄에 침을 꽂는다.
물론 주둥이가 길고 윗입술이 송곳 모양으로 되어 피를 빨아들이기에 알맞다. 그래도 피가 굳어 파이프가 막히지 않도록 타액까지 집어 넣는다. 여러 종류의 송곳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게 모기의 침이라고 한다.
종이나 나무, 쇠 따위에 작은 구멍을 뚫는 연장이 송곳이다. 송곳으로 왜 구멍을 뚫는가? 종이 낱장 여럿을 하나의 책으로 묶거나, 갈라진 것을 본디대로 유지토록 얽으려면 구멍이 필요하다. 또 이쪽에서 저쪽으로 내다보거나 또 무엇을 흘러 보내려면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런 일의 첫 단계는 송곳을 어디다 대느냐의 가늠이다. 그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구멍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 다음엔 끝이 뾰족한 송곳으로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뚫어야 효과적이다. 공부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해야 할 공부가 많은 아이들에게 세 가지 송곳을 알려 주고 싶다.
첫째 송곳― 가장 중요한 문제만 골라 오직 거기에만 힘쓴다. 여러 문제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하나만 선택해 힘껏 풀어 나간다. 그 문제를 풀어내고 다음 문제에 또 덤빈다. 그러다 보면 원리를 깨치고 요령도 생겨 한결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나중엔 성취감까지 느껴서 보람 있게 일하는 자세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온갖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고 이것저것 집적거리다 보면 시간이 지나도 나아감이 없다. 제자리걸음에 곧 싫증을 낳고, 결국 덮어 버리게 마련이다.
어려운 문제란, 해결 방안이 안 보이고, 이와 비슷한 경험이 없는 일이다. 먼저 일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을 찾아낸다. 그 중 만만히 여겨지는 요인 하나만 골라서, 그를 겨냥해 송곳같이 뚫으면 되는 것이다. 한 가지 요인만 해결되면 어려운 일의 실마리가 풀린 셈이다.
둘째 송곳― 어떤 일인지를 송곳같이 파악한다. 송곳 질문이라는 말도 있다. 아이들이 해야 하는 공부에는 복잡한 것, 힘든 것, 지루한 것이 있고, 쉬운 공부도 있다.
특히 아이들은 복잡한 것은 피하고, 지루한 것과 힘든 것은 뒤로 미루고, 쉬운 공부만 하려 든다. 복잡하다고 안 해도 되는 공부는 결코 없다. 오히려 중요하기 십상이다. 시작하기에 앞서 복잡한 문제를 몇 가지 간단한 문제로 바꾸는 일부터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송곳― 일의 우선 순위(優先順位)가 송곳의 성능을 좌우한다. '송곳도 끝부터 들어간다'는 속담은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저기 덤벙대는 습관은 송곳의 끝을 무디게 한다.
아이들이 하는 공부란, 송곳으로 필요한 구멍을 뚫는 일이다. 어렵고 복잡한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만 송곳같이 집중하여 돌파하면 그만이다.
출처: 소년한국일보
“원대한 비전, 철저한 계획, 송곳같은 실행력”
아침 일찍 출근하셨던 아버지가 점심때 밖에 안되었는데 집으로 돌아오셨다.
고이 접힌 종이 한장을 재킷 안쪽 주머니에 품고 말이다.
아침 일출을 확인한 후에야 잠들었던 나는 늦잠속에서 살며시 눈을 떴다.
이윽고 아버지는 내게 종이 한장을 건네시고 다시 일터로 향하셨다.
따뜻했던 종이위에 담긴 글이 바로 위의 글이다.
뒤늦게 공부하는 아들이 걱정되 당신께서 하나하나 읽어가며 직접 찾으신 글이라고 하신다.
(아버지께서 소년한국일보를 정기구독하실 일은 없지 않은가^^)
비올듯 찡그린 하늘 아래, 내 가슴속에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아침 일찍 출근하셨던 아버지가 점심때 밖에 안되었는데 집으로 돌아오셨다.
고이 접힌 종이 한장을 재킷 안쪽 주머니에 품고 말이다.
아침 일출을 확인한 후에야 잠들었던 나는 늦잠속에서 살며시 눈을 떴다.
이윽고 아버지는 내게 종이 한장을 건네시고 다시 일터로 향하셨다.
따뜻했던 종이위에 담긴 글이 바로 위의 글이다.
뒤늦게 공부하는 아들이 걱정되 당신께서 하나하나 읽어가며 직접 찾으신 글이라고 하신다.
(아버지께서 소년한국일보를 정기구독하실 일은 없지 않은가^^)
비올듯 찡그린 하늘 아래, 내 가슴속에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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