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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pace

나는야 시카고의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미국에 온 이후, 처음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보자면 서쪽에 위치한 시카고. 뮤지컬 '시카고'에서 본 것 처럼, 약간 어둡고 담배연기가 자욱할 거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도시...ㅋ

학교에서 버스2대를 대절하여 시카고를 향했다. 신기한건 버스 맨 뒷자리에 화장실이 있다는 점...ㅋㅋ(맨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사진은 차마 찍지 못했음...)

차로는 4시간 걸리는 거리이지만, 시차가 달라(시카고는 중부시간, 내가 있는 곳은 동부시간) 갈 때는 3시간, 올 때는 5시간이 걸리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보슬비가 추적추적 내렸다...시카고는 그야말로 고층건물의 도시였다...1800년대 중반, 시카고 대화재로 전 도시의 건물이 싸그리 불타버리는 절망을 맞이했다. 그러나 시카고 사람들은 오히려 화재를 기회로 삼아, 기존의 목조 건물을 포기하고 불에 타지 않는 석조, 철근 고층건물을 짓기 시작한다.

이후 많은 건축학자, 건축사업가들이 모여들면서 '시카고 건축학파'라는 유명한 그룹이 생기게 된다. 재미있는 건, 시카고 대화재의 원인을 어느 소의 뒷발질 때문에 넘어진 등잔불로 추측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여행은 나름 내가 총대를 메고 계획을 세웠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이번 여행도 사전부터 가기싫다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그러나 생각을 고쳐먹었다. '남들은 일부러 비행기 타고 와서 보고 가는데, 나는 왕복 차비 4만원내고 가는데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여행을 자주 다닌다는 얘기는 아니다...나는 여전히 여행이 싫다...귀찮다...ㅋ 아마도 이번 시카고 여행이 2년간 마지막 여행이 될 듯^^;;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 아침 7시에 출발한지라 배를 쫄쫄 굶었더니 배고파서 죽을 지경이었다.

혹시 이 사실을 아시나요? 맥도날드가 처음 시작된 곳이 바로 시카고 입니다. 시카고에 가면 맥도날드 1호점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곳은 현재 햄버거를 팔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맥도날드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그리고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또 하나!! 최초에 맥도날드를 만들었던 맥도날드 형제는 장사가 잘되자 돈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에게 맥도날드 전 경영권을 넘기는데 그 돈이 20여억원이었다는...ㅋㅋ 물론 당시 화폐가치로 따지면 더 높겠지만, 경영권을 가지고 있었으면 현재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을 거라는...

아무튼, 이왕이면 식사도 하고 관광도 하고...시카고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를 찾았다. 1호점을 본따서 크게 만들었다는 이 가게는, 크기도 크기지만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M'자를 양 기둥에 커다랗게 노란색으로 만들었다. 얼마나 큰지 고층빌딩 스카이라운지에 올라가면 이 가게의 'M'자가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세상에 맥도날드 안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다...카페처럼 독특하게 꾸며진 인테리어...그리고 자신들의 역사를 알리는 물건들이 벽 유리장안에 진열되어 있었다...


재미있는 건, 케찹을 담을 수 있는 종이그릇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다...음료수 뚜껑 뒤집다가, 눈치껏 치웠다...ㅎㅎ

그리고 신기하게도 세트가격에 콜라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그럼 뭐하러 세트를 먹는담;;; 감자튀김은 어찌나 짜던지...

그리고 제일 심각한 문제점!!! 빅맥이 빅하지 않았다...ㅠ.ㅠ 그럼 스몰맥이잖아!!!


점심을 먹고 맥도날드 앞에 세워져 있는 동상에서 잠시 뻘짓을 한후, 시카고의 남자 답게 거리를 활보했다...ㅎ


나의 이름을 본딴 제임스 건물이 보이는군...캬캬캬

자~ 이제 배도 불렀겠다, 두번째 목적지를 향해~고고싱~ 2km정도 되는 거리였지만, 구경도 할겸, 겸사겸사 걸어서 가기로 했다...

시카고 거리를 걸어본 소감은...그냥 종로였다...건물만 조금 다를 뿐, 높고 시끄럽고 차많고 사람많고...그냥 종로였다....;;;

두번째 목적지는 시카고에 있는 쉐드 아쿠아리움...나름 훌륭하다는 칭찬이 자자한...그런데 이게 왠일?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길게 서 있는 줄...아...오늘이 토요일이었구나...표를 사기까지 1시간 반을 기다렸다...표는 또 어찌나 비싼지...3만원 가량이나 했다...

기다린 시간 + 입장료까지 뽕을 뽑고 가리라 결심!! 아싸 지금부터 관광 시작!!


사진찍을 가치조차 느낄 수 없었던 어항 속 열대어 몇마리...

그나마 기대했던 상어는 피곤하신 관계로 문 닫고 쉬는 중이었고...

한쪽 구석 철조망에서 조형물처럼 가만히 있다가 가끔 움직이며 '엉엉' 소리내는 바다표범...시끄러!!

돌고래쇼 한다고 해서 40분 넘게 기다렸으나, 돌고래라고 하기엔 초라한 생선 3마리 나와서 점프 몇 번 해주시고...(그나마 나는 짜증나서 중간에 나왔음...끝까지 본 사람 말에 의하면, 여기는 동물보호 차원에서 돌고래 등에 조련사가 타지 못한다고 함...그럼 뭐하러 가둬놓고 밥줘!! 걍 풀어줘!!)

이걸 보겠다고 떼거지로 앉아서 기다리는 관객들...정말 이해할 수 없는...

쉐드 아쿠아리움을 다녀온 나의 총평...네이버에서 여기 추천한 아이디 추적해서 악플 달꺼임!!!

최악중의 최악이었음...코엑스 아쿠아리움이 좋아 보일 정도였음...


아쿠아리움을 나오자 저녁5시...정작 정말 가고 싶었던 Art Institute 와 Field Museum ('박물관이 살아있다 촬영장소')은 퇴장시간이 지나 가보지도 못했다는...ㅠ.ㅠ(위 사진은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Art Institute...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임...)

에라이 모르겠다...배도 고프고...저녁이나 먹고 구경이나 다니자...


정말 푸짐했던 서브웨이 샌드위치...햄 가장 많이 들어간 걸로 골랐더니, 얼마나 햄이 많던지...소스가 전혀 없었는데 짜서 먹기 힘들었다는...

그리고 신기했던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통...근데 신기한건, 한국이랑 맛이 다르다는 거ㅋ 여기 아이스크림은 너무 달아서 맛이 없음...밥맛이 떨어질 정도임;;


위에 있는 사진은 시카고 트리뷴 건물...트리뷴 신문사들은 다들 비슷한가? 그리고 거리에서 재즈음악에 맞추어 탭댄스를 추던 악사들...캬~ 자유롭긴하다^^

이리저리 기대보단 실망이 컸던 시카고 여행...마지막 소감은 사진으로...


걍...서울시내다...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