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이렇게 적으니 누가보면 유학생활 시작한지 몇년이라도 되는지 알겠습니다만, 나름 지난 몇개월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절실히 느낀바이기에 선정적으로 제목을 뽑아보았습니다.
고민을 과장하지도 과소평가 하지도 맙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전체적인 맥락은 딱 2단계입니다.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실천계획을 세우자. 쓰고보니 '지피지기백전백승'을 모방한 것 같군요;;;(절대 모방아님...지금 알았음;;)
1. 자기자신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한다.
설레이고 기다리던...마치 유학가면 무엇이든지 잘되고 열심히 할 것만 같던...하지만 딱 한달이 지나니 알겠더군요...국내에서 새는 바가지는 해외에서도 샙니다.
일단 생활 자체가 깝깝합니다. 밥은 어떻게 먹는지, 버스는 어떻게 타는지, 가게는 어디에 있는지...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언어가 통하는 한국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이렇게 한달만 지내면, '한글이 늘게되는' 참으로 어이없는 결과가 나타나지요^^
오히려 영어는 더 안들리는 것 같습니다. 알던 단어도 가물가물...학교수업은 점점 어려워져가는데 예습은 커녕 복습도 따라가기 힘들고...결국 '난 안되는건가'라며 자포자기...한 캔당 500원 남짓하는 미국맥주를 박스채 사다놓고, 그 비싼 미국 담배 뻑뻑 펴가며 한숨만 쉬다 잠들지요...수업은 한번 빠지기가 어렵지, 한번만 빠지면 일주일 넘도록 안가기도 합니다;;(제 얘기 아님;;)
사람마다 공부하는 습관이 다르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공부방법도 다릅니다. 예를 들면, 제 주위 사람들은 모두 미드를 보더군요...물론 자막을 꺼놓은 상태로 말이지요...그래서 저도 따라해보았습니다. 도통 모르겠더군요. 소리로 영어를 배우라는데, 정작 뜻도 모르고 외우는 소리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그리고 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저에겐 별로 재미없더군요...
조그마한 일 하나에도 자신의 장단점을 끊임없이 찾으세요.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종이에 적는게 나은지, 컴퓨터에 정리하는게 나은지...아니면 둘다 하는게 나은지...(전 이걸로 이틀 고민했습니다;;왜냐면 방식 자체가 저와 맞지 않다보니 중도에 쉽게 포기하게 되더군요. 워낙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양이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래서 종이에 대충적고 나중에 엑셀에 정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계속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세요. 이게 바로 자신의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길입니다.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주제'가 보입니다.
2. 자신에게 적합한, 현실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요. 의욕만 넘치다보니 밀려오는건 자괴감 뿐이더군요.
성공한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루에 잠을 4시간만 잤다더라... 교과서를 달달 외웠다더라... 복습할 때 마치 자신이 교수가 된 것처럼 자신 스스로 정리한 내용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더라...
저 역시 남부럽지 않게 '한 의욕'하는 인간인지라 따라해 보았습니다. 새벽1시 취침, 5시 기상. 그리고 수업에서 교수님이 언급하지 않은 부분까지 교과서 읽기, 수업내용과 관련된 서적 찾아서 읽어보기...
결과적으로 '1시취침 5시기상'은...1시에 취침은 하지만 5시에 일어나서 '어차피 학교 9시에 가는데 뭘, 좀만 더 자자. 수업때 졸면 안되지'...스스로 합리화하며 다시 숙면. 결국 하루에 몇시간을 자는건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성향과 적합하지 않은 현실불가능한 계획이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의욕만 앞섰지, 결국 밀려오는던 또 다른 실패로 인한 자괴감 뿐이더군요...그래서 수정했습니다.
수면...솔직히 평소에도 5시간 잠...그럼 차라리 3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나기. 일찍일어나서 뭔가를 한다는게 말이 안됨...차라리 늦게자고 학교갈 시간 몇시간 전에 일어나서 여유있게 아침밥먹고 조금 쉬다가 학교가면 딱맞음.
그럼 3시까지 공부? 나의 성격상 무언가 정리가 되어야 공부를 시작함...그런데 문제는 정리하는데 힘 다 빼고 결국 해야할 공부를 못함...앞으로는 철저하게 우선순위로 행동하기...일단 밤12시까지 예습복습하고, 1시부터 3시사이에 공부한 자료를 정리하거나 각종 컴퓨터 문제, 집안정리하기.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입니다. 실천을 시작하는 마음이 어쨌건 간에 결과가 확실해야 그 다음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취감'이라는 '감정의 뽕'은 힘들고 지친 자신을 움직이는데 최고의 수단입니다.
한국에서 토플부터 공부하며 가슴 깊이 새겼던 말이 '자신의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 였는데, 드디어 그 다음 문제가 풀렸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지마라'
이렇게 얘기하니 너무 절망적인가요? 사람은 발전할 수 없고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네요...이 부분을 문제 삼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네요...발전이라는 것도 '자신의 상태에 맞게 준비하고 계획해서 이뤄야 하는 것'이지 무턱대고 자기 한계를 넘어서는 것들을 시도한다고 사람이 발전하는 건 아니죠...그저 잠시의 자학과 어떨결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그게 전부죠...그런건 이미 TV에서 많이 하고 있지 않나요? 무한도전이요...
이렇게 고상하게 얘기하려니 저랑 안어울리는군요...쉽게 얘기하겠습니다.
자기 주제를 알고, 깝치지 맙시다
위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공부에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이 말은 일부 유학생들의 행동에도 적용할 수 있겠군요...
부모가 대준 돈으로 무슨 차 살까 고민하고, 술마시고, 담배피고, 문화 배운다며 외국애들이랑 놀러다니고...('문화'가 언제부터 '쾌락'과 동의어였는지 궁금하군요) 자기 돈이 아니면 그건 다 빚이랍니다^^;;
자신이 무슨 봉건시대 영주라도 된 것 마냥, 여기가 자기 세상인 것처럼 어깨 들썩이며 다른 애들 부모 직업이나 묻고 다니며 "어머, 우리집보다 잘사는 집이 있었네"라는 막말을 뿜어주시는 센스.
제가 이걸 제 방 벽에 프린트해서 붙여놨더니 외국인 친구가 '동양의 정수가 느껴진다'며 한장 뽑아달라고 하더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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