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의 1차 교육과정을 마무리하는 오늘...오전 수업만 하고 전체 팀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후, 몇몇 학생들의 장기자랑(음악회)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전 수업을 끝내고 기쁜 마음에 다같이 점심을 먹기위해 기숙사 식당으로 향했다...
다른 반이었던 코지 형님(사진은 여기)과 즐겁게 오타쿠 얘기를 하며(일본인보다 내가 아는 일본애니가 더 많을 줄이야;;;) 걸어가고 있었다...ㅋ(잠깐 정보 하나! 난 마크로스가 일본에서 엄청 유명한 애니인줄 알았다...코지형 말로는 제목은 유명하지만 실제로 보는 사람들은 오타쿠 뿐이라고 했다;;;)
오타쿠 얘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오타쿠들이 모이는 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곳에선 오타쿠가 대접받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나도 거기선 일본인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가던 짱개 새끼 하나가 나한테 대뜸 뻑큐를 날리는 것이 아닌가!!! 코지 형님과 둘이 얘기하고 있었는데 말이다....헉
짱개 이새끼들이 드디어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일단 식당까지 걸어갔다...이걸 어떻게 조지지...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식당앞에 도착하여 잠시 뒤쳐진 몇몇을 기다리는 사이, 내가 큰소리로 얘기를 꺼냈다...
"뻑큐는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중국애들은 원래 예절이 없냐"
그랬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난징 대학살을 아냐?" 라며 나에게 되묻는다. 그래서 대답했다.
"안다. 근데 내가 중국인이냐? 나랑 무슨 상관이냐?"
그랬더니 이 놈도 안지겠다는 듯이 "한국인들은 역사를 잊는게 문제다"라며 반격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 역시 "한국인 대부분도 일본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다. 그런데 그렇다고 일본사람 전부를 싫어해야 하는가. 역사에서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배워할 부분은 배워야하지 않겠는가. 니들이야 말로 아직도 중화사상을 갖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지금 너희들 사회보면, 오히려 빈부격차가 극심한 비이성적인 사회 아니냐"
그랬더니 또다시 대답하려길래 "너랑 이 얘기로 토론하고 싶지 않다. 넌 중국인으로 살고 나는 한국인으로 살면 그만이다. 그보다 나한테 욕한 것에 대해 사과해라"
이 놈이 이번에는 쑥쓰럽다는 듯이 자기나라에서는 장난처럼 뻑큐를 날린단다...그래 나도 기억난다...초딩 초반에나 하던 장난이었지...이런 저질 민족같으니...나이가 몇인데 그런 장난을 아무한테나 날리냐!!
그러면서 멋적었는지 용서해달라며 웃는다...다시 한번 강경하게 물었다.
"몇 살이냐?"
만으로 19살이란다...헉...이새끼도 19살이네...그래서 대답해줬다.
"난 27이다. 형이나까 공손하게 모셔라."
그 담부터 실실 쪼개면서 자꾸 옆에 붙는다...붙거나 말거나...암튼 한대 치려다가, 오히려 잘 복수한 것 같아서 속이 다 후련하다...
여기 오니까 아무래도 서로 민족을 나누고 여기저기서 수군덕거린다...코스타리카에서 온 교수님도 자신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들에 대한 잘못된 모습에 대해 이것저것 얘기해주었다...
그러고 보면, 짱개애들이 일부러 자기중심적인건 아니다...자신도 모르게 중화사상이 물들어 있는 것이겠지...이렇게 정확하게 집어서 얘기하면 사과할 줄도 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한국인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지도 탓하면서도 살고 싶지 않다...그냥 나는 나이다...
여기 와서 가장 놀란 것이 한국인 사회의 분열이었다...이 동네에 살고 있는 적인 한인들끼리...서로 수근덕거리고, 패거리 나누고, 밤이면 자기들끼리 모여서 술마시고...7주 어학연수가 끝나면 일본어라도 배워서 한국인이 아닌척하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챙피했다...물론 절대로 여기 한인사회에 섞이지 않을 꺼다.
그런데 이 역시 내가 불평할 문제는 아니다...이건 한국인이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 개인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그래야 내가 편안하고 신경쓰이지 않는다...한국인의 모습으로 생각하면 나까지 엮여 버린다...그리고 실제로 나는 그들처럼 살고 있지도 않다.
아무튼, 누군가를 미워하고 규정짓는 일은 삼가해야 겠다...그건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일이다...나 스스로에게 역시 아무런 이름도 붙이지 않을 것이다...그냥 나는 최용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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